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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용문(登龍門)
    라이프 2015. 10. 25. 07:25
    [메아리]등용문(登龍門)

      
    등용문은 알다시피 중국 황하 상류의 협곡을 말한다.

    이 협곡은 물살이 매우 빨라 상류로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들이 여간해서는 오르지 못한다. 그러나, 일단 물고기가 이를 뚫고 한 번 오르면 용(龍)으로 화한다고해서 난관을 극복하고 입신출세에 오르게 되는 것을 '용문에 오른다'고 후한서(後漢書)는 전한다.

    중국인들 뿐만 아니라 한국인들도 용을 숭상하는 민족으로 유명하다.

    한반도는 특히 용과 관련된 전설이나 지명이 많다. 한반도 지형을 한 대한민국의 명소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충북 진천의 초평호는 백미이다. 그러나 초평호의 한반도 지형은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오히려 깊어가는 가울 만추의 정취를 느끼고 감상하는데 제격이다.

    초평호 인근에는 유독 용(龍)과 관련된 지명이 많다. 천 이백여 년을 이어오고 있는 진천 상산임(林)씨의 세거촌인 진천 문백면 구산동 앞을 흐르는 농(籠)다리는 교각부터 상판석까지 붉은색을 띤 자석(紫石)을 이용해 놓았는데 28칸인 교각은 하늘의 별자리 28수를 응용한 것으로 심오한 동양철학이 담겨있다. 자연석을 그대로 쌓았는데도 견고해 장마가 져도 유실됨이 없이 천년을 견디어 오고 있어 우리나라 토목공학적인 측면에서 귀중한 자료로 연구되고 있다. 이 농다리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바 있다.

    이 진천 농교 인근에는 용이 승천했다는 승룡산(먹뱅이산)과 용이 잠시 쉬었다가 승천했다는 피서대, 그리고 지금도 용신제를 지내는 소두머니가 있고 용과 관련된 지명 또한 한 두 곳이 아니다. 농다리 위 용고개를 비롯해 용산리, 용기리, 용정리 등등 모두 용과 관련된 지명이 많다.

    공교롭게도 초평호 한반도 지형을 감싸고 흐르는 물길은 마치 청룡이 승천하는 모습을 띠고 있는데 너무나 용의 형상과 닮아 있다. 이 초평호 인근엔 용이 9가지로 승천하는 형상의 나무인 구룡목이 있고 미르목이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목을 잡는다. 미르는 순 우리말로 은하수와 용을 뜻하는 말이다.

    이 초평호 농다리 인근 반경 10㎞ 안에는 대한민국의 걸출한 역사 속 인물들이 태어난곳이다. 삼국 통일의 주역중 한 사람인 흥무대왕 김유신 장군 탄생지가 있고, 독립운동가이자 천재 수학자인 보재 이상설 선생 생가가 있다. 또 행정구역은 다르지만 인근 음성 원남면엔 반기문 UN사무총장이 태어난 생가가 있다. 어디 그 뿐인가. 비경인 진천 상산 8경은 전국 그 어는 명소 보다도 아름답다.

    이런 농교 인근에서 오는 24일 주말 공부에 지친 청소년들을 위로하고 용기를 심어주는 제1회 등용문 축제가 오전 11시∼오후 3시까지 초평호 일원에서 열린다. 용의 기운이 서려 있다는 이곳에서 전국의 중·고교 학생들과 선생님, 학부모, 대학생 멘토 등 3천여명이 모여 가을 단풍이 물든 초평호반을 걸으며 공부에 지친 학생들이 스스로를 힐링하며 잠시 세상만사 근심을 떨치고 용의 기운을 받아 삶의 활력을 찾는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 권해본다. /
    중부매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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